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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0] 하음(17) 아빠

최종 수정일: 2월 7일

선물을 가득 안겨준 캐나다 홈스테이.


해당 기수 자녀들 가운데 가장 맏언니였음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혼자 타국에 보내는 일은 저희에게 모험이었고 솔직히 많은 걱정이 따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털끝 하나 다치지 않고, 마음 아픈 일 하나 없이 12주간의 홈스테이를 잘 마치고 무사히 귀국하였습니다. 출국부터 귀국까지 아이를 붙드시고 인도해 주신 하나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출국 전, 오로라를 보게 해 달라는 작은 기도에도 응답해 주셔서 해당 지역 사람들도 흔히 보기 어렵다는 오로라를 직접 보는 은혜도 누렸습니다. 오로라에 대한 기대가 있었는데, 배정된 가정의 홈맘 이름이 ‘로라’라는 사실 또한 참으로 흥미롭게 느껴졌습니다. 사전에 강아지 털에 예민할 수 있다는 점을 미처 전달하지 못했음에도, 배정된 가정의 반려견이 알레르기 있는 사람들을 위해 개발된 품종이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이 작은 부분까지도 세심하게 맞추신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사전에 보내주신 로라 가족의 사진만 보아도 화목이 넘치는 가정임을 알 수 있었는데, 타국에서 온 아이를 기쁨으로 맞아 주신 로라 가정의 넉넉한 마음과 배려에 깊은 감사와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한국에서 오는 아이를 위해 젓가락을 미리 준비하고, 한국 음식에 관한 정보를 파악했다는 이야기는 오래도록 마음에 남습니다. 홈파더가 때때로 원서로 『반지의 제왕』을 읽어 주었는데, 그 시간 또한 아이에게 매우 좋은 경험이 되었습니다.


로라 가정과 함께 웃고 즐기며 여행을 다니고, 교회 청소년 모임에도 참석하는 가운데 영어는 자연스럽게 늘 수밖에 없었습니다. 처음에는 하고 싶은 말이 한국어로 먼저 떠올라 머릿속에서 번역한 뒤 말을 했다면, 이제는 그 과정이 생략되어 영어가 먼저 떠오르고 바로 말로 인출된다고 합니다. 어느 순간 부터 대화 참여자가 아닌 입장에서 다른 사람들끼리 하는 대화가 다 들렸다는 것이 리스닝에 있어 참여로 큰 변화 였습니다. 꿈마저 영어로 꾼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이 시간이 언어 학습에 있어 얼마나 값지고 어떤 학습법보다 탁월한 과정이었는지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한국 학원에서 이루어지는 영어 단어와 한국어 단어를 매칭하는 방식과 달리, 홈맘 로라의 ‘영어는 영어로 배우는 학습 코칭’이 무척 신기하게 느껴졌다고 합니다. 영어 단어를 영어로 설명해 주니 단어가 감각적으로 스며드는 느낌이었다고 합니다. 


영어 실력 향상이 기본적인 목적이었지만, 아이의 내적 변화와 지경의 확장에 대한 기대 또한 있었습니다. 12주라는 기간에 비해 다소 큰 기대였을지도 모르지만, 그 기대는 충분히 합당했습니다. 아이의 내면은 눈에 띄게 성장했습니다. 무엇보다 학습에 대한 희열도가 높은 아이가 되었습니다.


홈스테이 과정 중 한국 문화에 대해 궁금해하는 이들에게 한국 이야기를 들려주고, 한국전쟁의 역사에 대해 설명하면서 역사 공부를 더 깊이 하고 싶어졌다고 합니다. 단순한 영어 회화를 넘어 토론이나 학술 발표까지도 영어로 소화할 수 있는 수준 높은 실력을 갖추고 싶다는 포부를 안고 돌아왔습니다.


겨울 시즌에 다녀온 것 또한 큰 은혜였습니다. 눈밭에서 뒹굴며 아이들과 함께 놀고, 눈을 치우며 타국의 아이들과 연대를 느끼는 시간도 소중했습니다. 캐나다에서는 크리스마스를 큰 명절처럼 보내는데, 로라 가족뿐 아니라 이웃과 교회 친구들로부터도 많은 선물을 받으며 진심으로 환영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합니다. 도시 곳곳에 가득한 크리스마스 분위기 속에서 축제 같은 시간을 누렸고, 교회 아이들의 성극을 보며 영어 대사에 귀를 쫑긋 기울이며 즐겁게 보았습니다.


귀국 후 공항에서 마주한 아이의 얼굴은 놀라울 만큼 환하고 밝아져 있었습니다. 그간의 이야기를 꺼내기 전부터 얼마나 기쁘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는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학교를 자퇴하고 홈스쿨링을 시작하며 옳은 선택이었는지 표현도 못 한 채 고민하고 마음 앓이 했을 아이의 답답함이 이번 캐나다 홈스테이를 통해 시원하게 뚫린 듯했습니다. 영어뿐 아니라 많은 선물 같은 경험을 안고 돌아오게 해 준 이 홈스테이 프로그램을 기획해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2026.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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