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 정웅(14)
- chheduadm
- 2월 7일
- 2분 분량
캐나다 홈스테이 후기_정웅.
처음 부모님께 캐나다 홈스테이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 재정적인 이유와 3개월이란 긴 시간동안 학업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이유로 가지 않겠다고 결정했다. 그렇게 캐나다 홈스테이라는 사실을 잊어버린 채 몇 개월이 흘렀다.
거의 잊어버릴 떄쯤 부모님은 다시 나에게 캐나다에 가는 것이 꼭 좋을 것 같다며 설득하셨고 나 또한 전 기수 친구들의 이야기를 보고 마음이 바뀌었다.
캐나다에 도착한 다음 날부터 코업(Co-op) 일정 때문에 바쁜 하루를 보냈다. 집에 돌아와 짐을 정리하며 오기 전의 걱정은 사라지고 드디어 앞으로 3개월 동안 여기서 산다는 기대감이 가득했고 처음 만나 어색할 법도 한데 가족 모두가 친근하게 다가와 준 덕분에 쉽게 적응했다.
캐나다에 도착하고 이제 막 적응이 되어가던 일주일 뒤 할로윈이 있었다. 며칠 전부터 호박을 깎은 뒤 속 안의 씨를 다 파내고 눈사람처럼 쌓아서 애셔와 잭오랜턴을 만들었고, 콜빈과 아마존에서 검은색 망토를 사서 할로윈 때 입을 코스튬도 구매했다. 할로윈 당일 5시 정도에 집을 나가 콜빈, 데이지, 애셔와 함께 '트릭 오어 트릿(Trick or Treat)'을 했다. 각자 코스튬을 입은 뒤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문을 두드리고 "트릭 오어 트릿"이라고 말하면 아이들에게 간식(과자, 사탕, 초콜릿 등)을 주는 문화이다. 그렇게 4~5시간 가까이 뛰어서 돌아다닌 결과 거실에 가득 찰 정도 양의 간식을 모았다. 어렸을 때 가끔 정말 말로만 또는 영상이나 책으로만 보던 잭오랜턴 만들기와 트릭 오어 트릿 실제로 해보니 비록 뿌리는 좋지 못하지만 어른들이 아이들을 위해서 간식을 준비해 나눠주는 문화는 서로를 즐겁게 만들어 좋은거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캐나다의 할로윈은 색다른 경험이었고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
내가 머물렀던 뮤직 가정은 가족 영화 시청이나 공부 외에 게임이나 미디어를 하지 않는 가정이었다. 그래서 주로 일정이 없는 날은 보드게임을 하거나 지하,베이스멘트에서 애셔, 콜빈과 공놀이를 했다. '스맥앤치즈볼'이라고 불렀는데 무릎을 꿇은 채 손바닥으로 공을 쳐서 골대에 넣어 점수를 얻는 게임이었다. 함께 즐겁게 놀고 웃으면서, 외동인 나에게 형제가 있다면 이런 느낌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날들이 항상 즐겁기만 하지는 않았다. 정말 힘들때도 있었고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서 몸이 아플떄도 있었다. 힘들떄마다 기도를 했던거 내게는 큰 힘이 되었다 3개월동안 여러 위험에서 날 지켜주신 하나님꼐 감사를 드린다.
처음 캐나다에 도착했을 때 긴 3개월을 어떻게 살지 걱정했던 것과는 다르게 시간은 정말 무섭도록 빠르게 지나갔고, 한 해의 큰 명절 중 하나인 크리스마스가 다가왔다. 한 달 전인 11월부터 차를 타면 항상 크리스마스 캐럴을 들었고, 집에서는 데이지와 트리를 꾸미며 곳곳에 장식들을 놓았다.
11월 말에는 내가 캐나다에 오고 나서 가장 기다리던 이벤트인 '캔디케인 갈라'라는 파티에 갔다. 셔츠와 정장을 차려입고 파티에 가서 지금도 생각날 만큼 맛있는 음식들을 먹고 밤새도록 정말 재밌게 놀았다. 파티에 입장할 수 있는 테이블 하나를 빌리는 데 거의 100만 원 가까이 드는 굉장히 큰 파티여서 그런지 나에게는 영화로만 보던 것이 현실로 이루어진 느낌이었다.
기다리던 크리스마스가 되었을 때, 우리 가족뿐만 아니라 할머니, 할아버지 등 온 가족이 준 선물을 개봉했다. 많은 선물 하나하나가 정말 감동이었고, 특히 내가 캐나다에서 살았던 두 달 동안 좋아하고 관심 있었던 것들을 수가 기억해 두었다가 크리스마스 때 선물로 주었다는 점이 감동적이었다. 한국에서는 크리스마스에도 특별히 인상에 남을 만한 일을 한 적이 없어서 그런지, 캐나다에서 보낸 축제 같고 행복했던 크리스마스는 잊지 못할 것 같다.
귀국한 지 한 달이 지난 지금도 종종 데이지, 콜빈, 애셔가 생각난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3개월 동안 함께 살면서 뮤직 가정은 그저 가족 같은 사이가 아니라, 캐나다에 사는 내 가족이 되었다. 절대 캐나다에 가지 않으려 했던 가기 전의 나를 떠올리며, 가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2026.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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